[잡] 우리는 본인도 모르게 이미테이션을 입고다닌다 > 자유게시판

'The 이미테이션 Imitation Game'​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2차대전 때 독일군 암호기 에니그마를 해독했던 과정을 그린 영화다. 그렇다고 앨런 튜링의 전기 영화라고 하기에는, 비록 소년기 때의 이야기부터 죽기 직전까지 나오기는 하지만 원래 앨런 튜링의 일대기 및 성격과 영화에서 이미테이션 많이 다르게 묘사했다고 제작진도 인정했다고 하니, 좀 그렇다. 앨런 튜링이라는 실존 인물을 약간 비틀어 성격을 '외골수 천재'로 만들고, 이 비틀린 천재가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하는 방법과 과정을 에니그마 해독과 함께 보여주는 드라마 영화에 더 가깝다.​2시간이 살짝 이미테이션 안 되는 영화시간 동안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한 여러 시도와 그 과정에서 앨런 튜링이 만들어내는 초기 개념의 컴퓨터, 그럼에도 원하는 시간 안에 해독은 못하였다 번뜩 힌트를 얻어 풀어내는 과정을 아주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미테이션 특히 해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 그 아이디어를 얻었을 때 연구팀의 반응은 20여 년 전 실험하던 시절, 안 풀리던 문제를 풀기 위한 일말의 단서를 갑자기 얻었을 때 가끔 느낄 수 있었던 그 감정이라 오랜만에 반갑기도 했다.에니그마 이미테이션 해독 과정 중에도 2차대전 무렵까지 여전하던 영국에서의 성차별, 독일 공군의 폭격을 피해 지하로 숨던 서민들로부터 느낄 수 있는 전쟁의 공포, 암호를 해독해놓고도 더 큰 성과를 위하여 모른 척해야 하는 비정함, 동성애를 죄로 취급하던 야만적인 시절, 이미테이션 심지어 어린 앨런 튜링이 겪던 학폭까지.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은 암호 해독 과정에서 외골수였던 앨런 튜링이 상대방과 소통하는 방법을 깨우쳐가며, 그들의 지지를 얻는 과정이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지나가지만, 허투루 보이는 것도 없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장면 이미테이션 또한 없다.그만큼 몰입하여 볼 수 있고, 실존 인물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니 뻔한 결말임을 알지만, 거기까지 어떻게 갈지 궁금하여 다음 장면을 궁금해하게 만드는 영화였다.​주연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앨런 튜링의 실제 모습과 전혀 닮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테이션 역시 영화에서는 외형이 닮은 것보다 연기를 잘하여 그 인물을 잘 묘사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이 영화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나처럼 영화로 앨런 튜링을 알게 된 사람이라면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외모가 더 외골수 수학자에 이미테이션 어울린다고 생각할 듯. ㅋㅋ​별은 네 개.